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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뿔이

탈북작가 진선락의 마지막 소설 북한의 협동농장을 아시나요? 고난의 행군은? 북한의 협동농장을 다룬 탈북작가 진선락씨의 유고작품이다. 북한의 협동농장을 소재로 다룬 본격장편소설은 진선락씨의 이 『외뿔이』가 최초가 된다. 남한에 소개된 것으로는 그렇게 된다. 북한의 협동농장을 다룬 소설이니 남한으로 치면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려가는 평범한 농부들의 삶의 모습을 다룬 농촌 얘기와 비견될 만하다. 실제로 소설은 북한 농촌의 일상을 담담하고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야기화하고 있다. 농촌의 아름다운 풍광, 여유로운 오후의 한때, 가축들의 풀 뜯는 정경 등 농촌에서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광들이 역시 빠짐없이 담겨 있다. 그러나 북한의 협동농장에는 어느 농촌에서도 볼 수 없는 그들만의 독..
탈북작가 진선락의 마지막 소설
북한의 협동농장을 아시나요?
고난의 행군은?

북한의 협동농장을 다룬 탈북작가 진선락씨의 유고작품이다.
북한의 협동농장을 소재로 다룬 본격장편소설은 진선락씨의 이 『외뿔이』가 최초가 된다. 남한에 소개된 것으로는 그렇게 된다.
북한의 협동농장을 다룬 소설이니 남한으로 치면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려가는 평범한 농부들의 삶의 모습을 다룬 농촌 얘기와 비견될 만하다. 실제로 소설은 북한 농촌의 일상을 담담하고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야기화하고 있다. 농촌의 아름다운 풍광, 여유로운 오후의 한때, 가축들의 풀 뜯는 정경 등 농촌에서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광들이 역시 빠짐없이 담겨 있다.
그러나 북한의 협동농장에는 어느 농촌에서도 볼 수 없는 그들만의 독특한 모습들이 있다. 일단 그들은 농사를 짓고 있어도 농부라고 불리지 않는다. 농장의 성원이라고 불린다. 협동농장에 소속되어 농사라는 노동을 하고 있는 일종의 노동자로 인식된다. 농부를 농장에 소속된 성원, 노동자로 인식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낯선 모습이다.
그리고 협동농장에 소속된 농장성원은 결코 자신의 땅을 소유하지 못한다. 자신의 땅을 소유하지 못하니 그 땅에서 경작된 결과물 즉 농작물도 성원의 것이 되지 못한다. 즉, 공물이다. 농장원은 공물을 경작하고 나중에 수확이 끝나면 거기서 일정량을 배급받는다. 배급량은 계급에 따라서 차이가 나지만, 같은 계급 내에서는 모두가 일정하게 동일하다. 그러니까 농장성원들은 일을 잘하든 못하든 농땡이를 치든 열심히 일하든 모두 똑같은 배급을 받게 된다. 열심히 일해도 500킬로 농땡이를 쳐도 500킬로 배급이라면 누가 열심히 일하려 할까.
농부라면 자신이 열심히 지은 일 년 농사의 결과물을 공물로 다 뺏기고 일정량의 배급량만 배급받는 현실에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공물로 빼앗기느니 차라리 불살라버리거나 밤에 남몰래 훔쳐가 정당한 자신의 것, 권리를 찾으려 하지 않을까. 만무방의 응오처럼.
소설 『외뿔이』는 ‘외뿔이’라는 뿔 하나 달린 소의 모습을 통하여 북한의 협동농장의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준다. 외뿔이는 학대는 학대대로 받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직싸리 일만 하는데, 그 이유는 외뿔이 역시 주인이 없는 공물인 탓이다. 자기 소가 아니니 농장의 성원들 누구도 외뿔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누구도 여물을 주며 살뜰히 보살피며 키우려하지 않는다. 자기 것도 아닌데 엠한 돈을 쳐들여가며 돌볼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외뿔이가 외뿔이 된 것도 그렇게 공물로 보호자 없이 이놈저놈에게 학대받은 탓이다. 외뿔이도 원래는 다른 소들과 마찬가지로 뿔이 두 개였다. 이놈저놈들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서 그리 되었을 뿐이다....
소설 『외뿔이』에 비친 북한의 협동농장의 현실은 부패와 나태의 온상이다. 협동농장의 모든 게 자기 것이 아니니 농장성원들은 나태해지고 열심히 지은 경작물이 공물로 엠한 곳에 빼앗기게 되니 농작물에 대한 도둑질이 횡행하게 된다. 소설 『외뿔이』는 그러한 협동농장의 일상적 모습을 담담한 필치로 담아낸다.
소설 『외뿔이』의 진선락 작가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의 ‘고난의 행군’이 바로 이 협동농장의 부패와 나태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 부패와 나태로 협동농장이 붕괴하고 그렇게 농업생산이 풍비박산 나버리니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삶을 찾아 사람들이 남으로 북으로 배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소설 『외뿔이』를 보면 작가의 그와 같은 생각에 맞짱구를 치고 이해하게 된다.
『외뿔이』는 북한의 평범한 농촌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남한의 평범한 사람들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그런 점에서 소설 『외뿔이』는 아주 재미나면서도 시사적이다. 북한의 고난의 행군을 이해하고 싶다면 다른 어떤 텍스트보다도 이 한 편의 소설이 정답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진선락 작가는 남한으로 넘어와 모 대북방송국에서 편집국장으로 일했고 최근에는 북한망명펜문학에서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분이다. 그런 분의 작품을 받게 되어 출판사로써 영광이고 기뻤는데, 책을 출간하는 와중에 그 새를 못 참고 너무 서둘러 이승을 떠나버리고 말았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함경남도 함흥에서 출생했다.
탈북 전 북한에서는 행정기관 간부로 재직했다.
기관 기업소 관리간부 종업원들과
당의 정책 사이에서 갈등을 겪다가 탈북했다.
탈북 후 2007년 대한민국에 정착하여
모 대북방송국 국장을 역임했다.
원래 취미가 글쓰기였을 만큼 글쓰기를 좋아했고
방송국 일을 하면서 대본은 직접 작성할 정도로 열의와
이야기 만들어내기를 좋아했다.
국제Pen망명북한펜센터가 설립되면서 대한민국에서
공식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 작품 외뿔이는 작가가 대한민국에서 쓴
최초의 장편소설인 동시에 그의 마지막 유고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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